[2020고양아티스트 365展] – 최은지 작가 QnA
최은지_유연한 자리_03, 53x53cm, Acrylic on canvas, 2020
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작품으로 도시공간에서 점차 주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공간 사유 방법을 제시합니다. 도시 초상화를 통해서 기존에 경험했지만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도시의 모습을 마주하고, 현실의 기저에 놓여진 관람객들로 하여금 도시 공간에 대한 의문과 관찰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시의 공간에서 비롯된 미지의 공간을 소유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작품은 아크릴 평면 회화지만 화면 속 공간은 그려졌다기 보다 층층이 쌓인 색면으로 ‘구축되었다’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샌딩과 함께 건설된 색면의 레이어는 기계적인 제스쳐로 진행되는데, 이러한 작업 방식을 저는 ‘납작하게 조각하기’라고 일컬으며, 이는 작품의 공간 내 작가의 주관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납작하게 조각된 각 면은 서로 맞물려 공간과 같은 건축적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구성 및 방법을 통해 ‘도시’라는 대상의 초상적 속성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스스로 산책자 ‘flaneur’가 되어 산보를 통해 도시의 모습을 채집합니다. 결국 제 주변을 이루고 있는 장소 및 이미지들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직접 촬영하는 사진 및 기록한 텍스트뿐만 아니라 간접경험을 통한 웹상의 건축 및 도시 이미지 역시 몽타주적으로 수집하고 이렇게 채집된 이미지들을 파편적으로 조각 및 나열, 합성하여 가상의 공간을 구상합니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특정 작가 한 사람을 좋아한다기 보다 다방면의 작가들의 작업을 꾸준히 찾아보고 영감을 받는 편입니다.
5. 고양시에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졸업한 중학교 근처에 정발산이 있는데, 그 근처 주택단지가 한적하여 자주 산책을 했습니다. 요새는 작은 카페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생겨서 외식을 하러 종종 가곤 합니다.
6.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어릴 적부터 작가가 꿈이었기 때문에 사실 다른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은 없는데, 작가 외에 다른 삶을 꿈꿔본다면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기록하며 살아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낯선 타지에 가서 생활하고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서 여유가 있으면 꼭 여행을 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7.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진정성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10년 후면 작업 방식이나 관심사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작업을 대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꾸준히 탐구하고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8. 2020고양아티스트 365 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작가로서 성장하기까지 거주해 온 고양시에서 우수 작가로 선정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본 전시 이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작업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