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고양아티스트 365展] - 정성진 작가 QnA
충돌하는 시선, 200×200×75cm, 3d print(pla+), 2019
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사물의 본질과 인간 인식의 불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의 시각은 타인의 시각과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개인이 인식하는 내용은 주관적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갖는다.
그렇게 주관적으로 인식된 세계를 디지털 매체를 통해 가상의 공간으로 재현한다. 관객들은 새롭게 재구축된 세계를 바라보며,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인식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디지털 매체는 물리적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과거에서 미래로 고정된 시간선을 따라 흘러가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가 구별되지 않고 언제든 원하는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한 디지털 매체가 본인의 작업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매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3D 프린터는 인간의 노동을 빌리지 않고도 디지털 데이터를 거의 정확하게 물리적인 매체로 변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도 개인의 한계를 넘어 표현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으므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SF 영화를 좋아하며 영화 속 미래도시나 사회 시스템과 같은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막연한 상상의 세계처럼 보이는 것들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실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본인이 구축하는 세계도 멀지 않은 미래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특별하게 좋아하는 작가는 없으며, 기술매체를 다루는 몇몇의 작가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3D 프린터를 이용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요리스 라만이나, 디지털 컨셉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5. 고양시에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창릉천을 좋아한다. 일산신도시에서 평생을 살아오다가 몇 년 전에 덕양구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호수공원을 가지 못하게 되어 아쉬웠는데, 그 마음을 창릉천이 어느 정도 채워주고 있다. 호수공원과 달리 정돈된 느낌이나 아기자기한 볼거리는 없지만 시야가 확 트인 넓은 들판과 산책로를 걷다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또한 날이 좋을 땐 자전거를 타고 서울 한강까지 달릴 수 있어 짧은 여행길로도 부족하지 않는 곳이다.
6.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이미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여러 가지 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생활도 전에 했었고, 얼마 전까지는 프리랜서로 IT 기업에서 CG 그래픽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작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일을 부업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작가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본인의 인생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작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취미활동으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7.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우선은 기억되는 것보다는 10년 이후에도 계속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 대개 많은 작가들이 40대에 접어들며 생계를 이유로 작업을 그만두는 경우다 많은데, 그 시기가 오더라도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한 작가로 계속 이름을 남기고 싶다.
8. 2020고양아티스트 365 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고양시에 정착해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곳으로,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그렇기에 애정이 많은 곳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 것은 스스로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일정에 변동이 많아 생각만큼 개인전 준비가 쉽지 않았던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고양시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9.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작품은 전시장에 공개된 이후부터는 작가의 손을 떠나 관객의 손끝에서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보고 자유로운 의견을 유튜브 댓글이나 메일로 보내주시면 작업을 하는데 있어 많은 참고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