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리뷰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내려야 하는 정류장을 지나치고 말았다. 공연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에 그만 먼 길을 돌아왔다.

나는 종종 공연장이 답답하다고 느낀다. 컴컴한 객석에 앉아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고 앉아 있으면, 의도하지 않더라도 어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라는 나오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느껴지는 무대와의 거리감에 이따금 지루함이 파고들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티스트와 관객과의 소통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나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보며 ‘공간(하이든홀)의 확장’을 느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3D영상과 함께하는 70인조의 오케스트라를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확장’을…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자유로웠다. 공연의 모든 곡을 암보한 그들은 무대와 컴컴한 객석의 뒤, 2층 합창석을 넘나들며 ‘천체의 음악’을 구현했다. 이들의 공연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다양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소리는 세계 최정상급 원전연주 오케스트라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했다. 분명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국문 나레이션 사이사이 큐에도 지체 없이 시작되는 연주와 소리의 방향성을 위한 그들의 동선은 오랜 시간 함께한 그들의 앙상블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리라. 나는 공연의 모든 프로그램을 머릿속에 넣고, 무대를 벗어나 점점 관객 속으로 파고들었던 그들을 잊을 수가 없다. 더 놀라운 건 (나만의 편견일 수 있겠지만) 그들이 ‘현대음악’ 이 아닌 ‘원전연주’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라는 것이다.

나는 고양아람누리의 하이든홀에 도착한 그들이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의 동선을 연구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들의 연주는 물론이거니와 태도와 열정에 감사한다.

언젠가 ‘관객들이 연주자 한 가운데 앉아 있는 듯한 소리를 듣게 해 주고 싶다’며 공연장 내 음향설치로 골머리를 앓던 연출가가 떠오른다. 이제는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하죠. 연주자들이 움직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공연 준비해준 고양시의 고양문화재단 정말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