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office: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대우메종리브로 904호

개인전

2016 ‘Landscape’  갤러리 누리 제1전시장, 고양
2015 ‘풍경, 감각적 표상’ 갤러리 나우,     서울
2010 ‘풍경으로서의 삶’ 갤러리 아트사간,    서울
2009 모노크롬 풍경    갤러리 나우,     서울 

단체전

2013  C P L 기획 ‘Advance’  갤러리 나우, 서울   
2012  '2012 Contemporary Photography Program' 고토 갤러리, 대구
2010  ‘2010 경남현대사진페스티벌’ 315 아트센터  마산
2010  ‘도시. 사진적 풍경 II'  갤러리 아트사간     서울
2009  ‘실재 표현 그리고 표상’  갤러리 M         서울
2009 ‘닮음과 다름에 대하여’  갤러리 룩스         서울

김영태 / 현대사진포럼대표, 사진문화비평

시각예술은 주지하다시피 회화, 조각, 건축 등에서 비롯되었고 근대에 접어들면서 제의적인 기능이나 형과 색의 유희에서 탈피하며 개별예술가의 미묘한 심리, 철학, 미적인 감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또 근대이후 예술은 분명하게 무엇인가를 지시하지 않는다.
특히 후기구조주의이후 예술은 특정한 이즘, 미학, 철학 등과 같은 이론적인 틀에서 탈각해 존재하며 유통되고 있다. 그 결과 불분명하고 난해하게 느껴진다.
미술사에서 이야기하는 이즘ism이나 특정한 미학이론으로 해석 할 수 없는 지점에 존재한다. 이러한 점이 당대예술의 두드러진 특징 중에 하나다.

김기양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거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 자신의 미적인 감각을 기반으로 풍경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거나 스스로의 사적인 삶을 기록한 작업을 선보였다.
그런데  작가는 표현대상이나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언어나 문자로 번역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불분명하고 그 어떤 것도 지시하지 않는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그 어떤 제시이다. 늘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장면이나 현상이 경험적인 지각이나 상식을 기반으로 모두 이해되거나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특정한 관점이나 툴 tool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이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작가는 그러한 지점을 포착해서 영상언어로 변주했다.

이번에 개최하는 ‘Landscape’展에서는 이처럼 분명하게 규정할 수 없는 장면을 시각화한 풍경사진을 보여준다. 작가는 지난 2008년과 2015년에 호수공원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해 재구성한 풍경사진으로 두 차례에 걸쳐서 전시를 했다. 2008년에 발표한 ‘모노풍경’시리즈는 호수공원을 흑백이미지로 변주한 결과물이고, 2015년에 발표한 ‘풍경, 감각적 표상’시리즈는 호수공원의 사계四季를 감각적인 컬러로 재현한 결과물이다.
‘모노풍경’시리즈에서는 포커스를 아웃해서 이미지를 생산하였기 때문에 마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현실을 재현한 결과물이지만 상상을 기반으로 그린 그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다가오고 리얼리티reality가 제거되어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또 다른 특성을 부각시킨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역동적인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보는 이를 압도하기도 한다. 이처럼 카메라렌즈는 작가의 표현의지에 따라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상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풍경, 감각적 표상’시리즈는 호수공원을 몇 년에 걸쳐서 오전시간에 작업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작가의 작업에서는 호수공원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대상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장소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배제된 채로 이미지가 생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작가가 그곳에서 마주한 장면이나 대상을 보고 느낀 감정이 절제된 표현으로 시각화되어 있을 뿐이다.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기호로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수수께끼처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엇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이의 미적인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의 표현전략은 자신의 표현의도를 명료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있음과 없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생산하여 관객 스스로가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도록 유도하는 것에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많은 이미지를 생산하고 학습을 거듭하며 시각적인 경험을 축척하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외부의 시각적인 충격에 둔감해지고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시각문화의 지형 속에서 자신이 생산한 이미지가 보는 이의 감각을 자극하여 감흥을 불러일으키도록 심적인 동요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빠져들수록 시각적인 장치를 한 것이다.
평범하고 의미가 없다는 것과 의미 있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서 상식과 이해의 영토를 확장시켰다.
이번에 김기양이 전시하는 ‘Landscape’展은 미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풍경사진의 표현방식에서 탈피해 보는 이의 감성과 이성을 모든 현혹하는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사회화 과정을 거듭하면서 학습하고 체득한 시각적인 경험을 무력화하고 그 한계지점을 깨닫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