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전시이야기

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내 작품 ‘인공풍경, 연작 시리즈는, 화면에 붙여진 28면으로 커팅 된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크리스탈 보석들이 빛(조명)을 받을 때 물감 그림들과 어우러져 고유한 빛을 발산하면서 보통의 회화와는 다른 아우라를 자아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보석들의 화려함 밑에 그려진 이미지는 우리의 과거 산수화, 매화도, 책가도 등의 고전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감상할 때에 관람객은 작품의 화려한 외양만이 아닌 주제를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마치 자연을 소유하듯 천천히 거닐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좀 오래도록 바라보며 그 느낌을 오롯이 체감하길 바란다.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내 작품은 캔버스에 물감뿐만 아니라 특별히 크리스탈과 진주 등의 인조보석을 이용하여 표현한다. 먼저,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 때는 붓으로 직접 그리기도 하지만 실크스크린이나 에어브러쉬 등의 회화기법을 이용하여 밑그림을 그린 다음, 그 위에 붓의 농담과 굵기를 조절하듯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보석을 붙여나간다. 

 작품에 붙여진 현대인의 욕망이 응축된 이 화려한 보석은 현대인의 물질문명을 상징하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작품의 이미지들은 동양의 정신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사용하여 회화적인 확장의 의미에서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나의 ‘인공풍경’작품들은 이러한 익숙함과 생경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다양한 고전 회화뿐만 아니라 그것의 근간을 이루는 문화적인 탐색을 통해서 작품의 다양한 모티프를 얻는다. 또한 우리의 고전회화를 현대적으로 만드는데 있어 이 시대 문화의 다양한 상품이나 패션 코드 등을 적극적으로 참조한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나는 학부 때부터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좋아했다. 리히터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여러 버전의 수많은 작업을 아주 열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존하는 작가이다. 수많은 작품을 보면 작가적인 스펙트럼이 아주 넓어 작가로서 치열했던 삶에 대해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고, 리히터가 그토록 다양한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가 특유의 한결같은 일치감이 느껴져서 경이롭기까지 하다. 

 

 

5. 고양시에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최근 파주로 이사 오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탄현동에서 작업하는 동안, 많은 시간을 작업하며 보내다 보니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가는 것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가장 큰 사치이자 유일한 낙(樂)은 가끔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는 코스에서 다양한 종류의 드립커피를 파는 ‘카페 아르케’에 들러 다크초콜렛 한 조각과 커피 한잔하는 시간이었다. 그곳에서는 어느 곳 부럽지 않을 만한 훌륭한 커피 맛과 다크초콜렛 한 조각을 음미하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6.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가 아니었다면, 미술을 사랑하는 컬렉터 혹은 작품을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다. 이도 아니라면 아주 성실한 교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7.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지구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작가들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개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 10년 후쯤에 나는 지금의 작업이 더욱 깊어져 일반인뿐만이 아니라 미술계에서도 나의 독자적이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8. 2020 고양작가초대전 옆집예술가展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고양시에서 25년 정도 살면서 작업을 하였다. 이번 2020 고양작가초대전 옆집예술가 전시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하게 되는 전시인데, 작가로서 그동안 여러 다사다난했던 삶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의미에서 중요한 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