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이번 ‘2020 고양작가초대전 옆집예술가展’에서 제 작품의 주제는 <식물_관심종자>이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늘 곁에 있었고, 미래에도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식물을 잘 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식물에 대해서 이미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박테리아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명에 관한 관심으로 시작된 <식물 실험>들은 생명의 특성을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주로 자연의 순환 구조 안에서 식물체가 가지는 증식·분열·반복의 과정을 식물의 형태와 패턴을 통해 연구합니다. 일차적으로 식물의 형태와 패턴, 두 개 이상의 식물이 결합 된 식물의 기관들을 따로 떼어내고 조합하여 하나의 식물 이미지를 만들어 그립니다.
또 다른 작품의 표현방식으로는 예술과 과학 융복합 실험으로 식물을 매개체로 창작하여, 작품을 통해 식물의 다양한 환경적 모습을 중심으로 실험합니다. 여기서 실험방식은 식물의 생장 방식을 관찰하고 그들의 특성을 작가의 시선으로 변형하여 기계를 만들거나 식물을 전시장에서 키웁니다.
최근 들어 환경에 의해 변형된 변이들을 통해 미래의 공-존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작가는 식물에게 인공적 변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연적 진화가 아닌 기술복제 시대의 환경적 기계 진화에 대해 작품으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이동성’이 없는 식물에게 기계와의 결합을 통해 이주의 자유성을 부여하여 기계+생명의 형태가 미래 환경에 어떤 생물적 변이와 논의들을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물음을 시각적으로 제시합니다.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식물에 대한 영감과 작품세계가 구체화 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식물 되기 - 식물의 관점 -식물처럼 보기’를 고민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식물 되기(become)에 대한 개념은 작가의 <이주하는 식물들>이란 개념으로 2016년 시작한 외래식물 “가시박 식물” 로부터 출발합니다. ‘가시박’이라는 외래식물이 우리 땅에 들어와 토종 식물과 생존경쟁을 벌이며 적응하고 성장 및 번식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각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식물종이 되기’(이동된 외래식물) 자체에 대한 식물 환경학적 접근이 아니라 현 사회의 다양한 형태의 ‘이주’라는 이동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동과 다양한 동식물의 이동에 따른 생태 환경의 변화와 공진화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특징들에 관심을 가지고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물 되기>의 개념은 2017년 수원문화재단 <Plant’s Eye View> - 식물 되어보기, 식물처럼 보기, 식물의 눈으로 보기 프로젝트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Plant’s eye view”라는 제목의 전시는 인간의 시각에서 바라본 식물의 분류가 아니라, 식물들이 자신의 시각에서 바라본, 자신들의 모습과 입장을 대변하고자 시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예쁜 꽃과 잡초의 구분이 실제로 있을까? 혹은 꽃들 사이에 혹은 식물들 사이에서도 서로가 예쁜 꽃, 쓸모 있는 식물, 불필요하고 잡스러운 풀들이라는 구분이 존재할까? 라는 인간의 시각에서 인간의 필요성과 정서에 의해 나누어진 것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습니다. 식물이 되어 식물의 입장에서 각자 자신이 자생하는 환경적 이야기를 가시화하였습니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리베카 루이스(rebecca louise law) 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종류와 많은 양을 꽃을 사용하면 작업하는 설치 작가입니다. 마치 하늘에서 꽃비가 떨어지는 것처럼 웅장한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합니다. 실제 꽃을 사용하여 전시 기간 중 생화가 점점 말라가고 시들어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을 통해 삶과 죽음을 전시공간에서 볼 수 있고 꽃이라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소재가 시들어가면서 보여지는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5.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지금 생각으론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과학자 아니면 수학자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관심도 많고 질문도 많았습니다. 특히 뭔가 모호하거나 잘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하루종일 대면하고 있다가 해결하였을 때의 희열이 너무 좋았거든요.
6.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10년 후에도 꾸준히 흥미로운 분야를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식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기계도 같이 전시하고, 그림도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아마 10년 후에는 더 좋은 기술과 표현방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10년 후에는 더 다채로운 재료로 표현해 보고 싶습니다.
7. 2020 고양작가초대전 옆집예술가展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예술가라는 직업이 불안정하고 대부분의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는데 2020 고양작가초대전 옆집예술가 전시의 경우 지역작가 지원과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있어 감사합니다. 특히 지역예술가들이 본 지역의 시민들과의 교류기회를 높여 보다 친근하고 편안하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인듯합니다. 앞으로 고양지역의 미술문화 활력과 열정을 더하는 작가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