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고양아티스트 365展] – 서정배 작가 QnA
서정배_0시_오늘이면서 내일, 네온(15x35cm), 캔버스에 유화(41x41cm), 가변설치, 2020
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 속에는 ‘키키(Kiki)’라는 가상의 인물이 나옵니다. 이 인물은 국적, 나이, 외형이 소개되지 않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제 작업에서 작품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주요한 표현 ‘수단’입니다. 제가 이 인물을 작품 안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나’라는 관점의 시각을 타자가 바라보는 ‘나’에 대한 시각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이 인물을 대상화한 3인칭 시점의 일상에서 겪는 감정과 관념에 대한 사소한 에피소드가 담긴 이야기를 쓰고, 회화와 설치의 방법으로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2017년부터 저는 개인의 ‘시간’에 관계된 내러티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시간 속에 살고 있고, 그 속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만들어 집니다. 이번 고양아티스트 365전에서 ‘0시_오늘이면서 내일’이란 제목으로 소개 되는 이 작품은 ‘시간’ 연작 중 하나입니다. 제목이 의미하듯, 누구에게든 ‘0시’의 시간은 다가오고, 지나갑니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지금’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흐르는 ‘사유’에 대한 의미를 말하고자 함이며, 언젠가는 누구에게든 멈춰질 시간이기에 ‘지금’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이번 전시에게 제가 소개하는 작품은 네온작업과 제 드로잉북을 기반으로 한 회화 작업입니다. 저는 이 두 매체를 설치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온은 빛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빛은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것이고, 저는 이 빛을 바라보는 주체인 ‘자신’을 인지하는 표현 수단으로 쓰고 있습니다. 제 작업에서 회화는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라보는 주체가 네온을 통해 빛을 인지하고, 회화를 통해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설치하여 때때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에 대해 표현해 보고자 이 두 재료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늘 마주하는 날씨, 저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일들, 때때로 흘려 듣는 유행가, 그 외 음악, 혹은 제가 읽는 시나 소설, 영화, 여행 등에서 다양하게 영감을 받습니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프랑스 태생의 작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을 좋아합니다. 마르셀 뒤샹은 1887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나 1968년 미국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뒤샹은 19세기와 20세기를 걸쳐서 살아온 작가로 회화에서부터 오브제를 이용한 레디메이드 작품, 설치,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고,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저는 그가 예술의 형태로 보여주었던 생각과 표현하기 위해 선택했던 무한한 매체에 대한 실험 정신을 좋아합니다.
5. 고양시에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성석동에 위치한 카페 ‘숏컷(Shortcut)로스터스’를 추천합니다. 조용한 공간이라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종종 찾아가는 곳입니다.
6.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예술이 아니면, 언어나 문학을 전공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쪽 일을 하고 있었을 듯합니다.
7.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의 경우, 작가로 산다는 것이 누구에게 기억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 작업은 일생 동안 누구나 겪는 감정과 지나치는 생각에 대한 흔적을 시각예술로서 조형적인 요소와 함께 보여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은 저를 비롯해서 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제 작업을 보고 누군가가 함께 ‘지금’ 공감해 준다면 더없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8. 2020고양아티스트 365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고양시에 이주하여 산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작가의 자격으로 처음 하게 된 전시로 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