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야기

Home 탐색 건너뛰기 링크 > 커뮤니티 > 문화예술이야기

〈류희수〉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 2021.07.26
  • 조회수593

 

〈류희수〉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류희수, 다정한 위로, 53x81, 아트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2019



Q1.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라지고 잊어지는 것들에 마음이 끌립니다. 특히 도시화에 따라 주변부로 밀려나는 이야기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은 개발과 재개발 과정에서 사라지고 떠나야 했던 존재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사라져가는 숲, 굶거나 올무에 죽어가는 산양처럼 멸종위기종의 이야기, 높고 세련된 아파트를 짓기 위해 무너져 내린 동네의 흔적,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버려진 작은 동물들, 로드킬로 불리는 길 위의 슬픈 죽음 등 우리에게 쉽게 잊어지고 지나치게 되는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회색빛 정원의 초대, 60.6×60.6cm, 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2019



Q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찍은 사진들과 인터넷에서 구입하거나 찾은 이미지들을 컴퓨터 프로그램(포토샵)을 통해 합성하고 재구성해서 새로운 공간과 이야기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흑백사진의 고요함과 감성을 좋아해서 주로 흑백풍경을 만들고 있고, 최근에는 페인팅을 혼합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포토샵을 통해 겹치고 겹쳐진 수십 개의 이미지 층들은 오래된 꿈결처럼 회색빛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최근에는 이미지를 따로 그리고 컴퓨터를 통해 사진과 합성한 작업들도 하고 있는데 신작에서는 아크릴물감과 수채화, 오일파스텔 같은 새로운 재료도 함께 사용해서 다른 질감과 분위기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통해 마무리한 작업들은 아트지(Innova Decor Smooth Art 210g)나 한지(두리코 마루한지 110g)에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를 하고 있습니다. 작가들마다 잘 다룰 수 있는 재료나 물질, 매체가 다 다른데, 저는 사진과 컴퓨터 작업이 저의 성격과 적성에 잘 맞는 거 같습니다. 대학 때 흑백사진을 즐겁게 배웠는데 그때의 영향이 제가 디지털매체로 흑백풍경을 만드는데 크게 작용하는 거 같습니다.


Q3. 《회색빛 정원》에서 느껴지는 작가님의 시선이 참 따뜻합니다. 작가님이 소망하는 도시 공간은 어떤 곳인가요?
저는 10년 전 채색을 시작하면서 생태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지구별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가 서로를 피워주는 숲속 생명들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시생활에서 생명의 연대는 자본과 물질의 힘에 밀려 낡고 진부한 가치관으로 그 의미가 점차 잊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도시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개발과 재개발은 사람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역사적 가치 역시 훼손시키는 상처와 후유증을 남긴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생명이 길가에 죽어있는 것을 봤을 때 찾아오는 아픔처럼 생명의 연대를 피워나갈 수 있는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서의 도시를 소망합니다.


류희수, 회색빛 정원의 친구들, 84x67cm, 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2019



Q4. 도시화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 사라져가는 것들 중 우리가 꼭 기억해야만 하는 건 무엇일까요?
높고 화려한 도시가 세워지기까지 수많은 이름 없는 존재의 희생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도시가 발달하고 팽창하면서 사라지거나 밀려난 존재들의 이야기는 쉽게 잊어지고 지나치게 됩니다. 사람들의 감각은 좀더 편안하고 안락한 것들에 집중하고 시선은 위를 향하고 앞으로만 달리는 것 같습니다.


사진 찍던 나를 바라보던 까만 고양이(사진 중앙하단) ©류희수 류희수, 떠나는 날, 60x40cm, 아트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2017



Q5. 작업을 하면서 실제 도시 개발 중인 지역을 많이 다녀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 또는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지금은 세련된 브랜드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서울 가좌동 일대의 재개발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포클레인 자국이 가득한, 폐허가 되어가는 동네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 찍은 사진들을 유심히 바라보다, 한 까만 고양이가 부서진 잔해 속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서 그 동네를 떠나지 못했을 텐데, 도와달라고 눈빛을 내가 모르고 모른 척 한건 아닌지 그 작은 생명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제 첫 고양이(탄이)가 까만 올블랙 고양이였는데, 당시에 고알못(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던 제가 유기묘에 다쳐서 다니던 올블랙 고양이를 구조에 입양까지 했던 이유가 그 풍경에서 저를 바라보던 까만 고양이를 잊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Q6. 고양시에서 작업하는 작가로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특히 고양시는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도시화, 재개발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님의 생각이 더욱 궁금합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문화·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다 다를 텐데, 그 고유성을 무시하고 모두 비슷하게 만들어버리는 신도시 개발이 참 안타깝습니다. 생활시설의 편리와 효율을 위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획일적인 도시공간 속에서 살다보면 사람들의 생활패턴과 가치관까지 비슷해지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회색빛 정원의 가족, 100×66.1cm, 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 2019



Q7. 지금까지 어떤 작업을 해 오셨는지, 또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낡고 오래된 가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작은 존재들은
왜 이 풍경에서 사라져야 하는 걸까?”


《회색빛 정원》의 이야기는 도시화, 개발과 재개발의 과정에서 집을 잃은 가족들, 보호받지 못했던 존재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잠 들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해보며 작업한 작품들입니다. 그 공간에 예쁜 꽃과 구름이 가득한 정원을 만들고 작고 따뜻한 집을 그려봤습니다. 조용한 빗소리와 바람과 새들의 노래가 가득한 정원에서, 사라지고 떠나야했던 존재들의 안식과 평화를 꿈꿔봤습니다. 자본과 경제 등의 논리가 아닌 자연과 생명, 평화, 공존의 가치로서 회색빛 정원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희망합니다.


류희수, 교육키트



Q8.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8월에 아시아프 2부 전시에 참여하고 하반기는 몸과 마음을 조금 느슨하게 쉬면서 작업의 형식적인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모색해보고 싶습니다.


Q9. 2021 고양아티스트 365 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4년 만에 하게 된 두 번째 개인전을 고양아티스트365 공모전을 통해 하게 돼 기쁩니다. 코로나로 전시활동이 위축되는 거 같아 걱정스러웠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 앞으로의 창작활동을 격려 받은 거 같아서 기운이 납니다.


Q10.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19로 비대면의 시대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미래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가 지금 겪는 감염병은 지나친 도시화와 기후위기의 연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피워주는 숲속 생명들처럼 생명연대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지구별 공동체로서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양아티스트 365 류희수 온라인 전시 보러가기↓ https://youtu.be/uWEeZ3jdVvU







2021 고양아티스트 365展 네번째 참여작가

류희수


2021.07.15. ~ 07.25.
고양아람누리 갤러리누리 제3전시장

[개인전]
2017 별을 사랑한 아이,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 Space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 ASYAAF, 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 서울
2020 아트경기x아트로드77, 갤러리 카메라타, 파주
2020 온택트 아트경기 2020, 경기상상캠퍼스, 수원
2020 LIFE 공모선정작가전X, 갤러리 라이프, 서울
2020 박지혜·류희수 2인전, 갤러리 아트아치, 서울
2019 ASYAAF,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둘레길, 서울
2019 100인 작가 릴레이전, 서대문여관, 서울
2018 아트경기_우리 집 그림 한 점, 판교 아브뉴프랑, 성남
2018 아트경기_우리 집 그림 한 점, 일산 벨라시타, 고양
2017 제5회 가톨릭미술국제공모전 수상작 전시,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서울
2017 제2회 서리풀 ART for ART 공모전, 한전아트센터갤러리, 서울
2017 Art Mora Opencall Exhibition, Gallery Art Mora, New Jersey, USA
2015 GIAF 아시아현대미술청년작가공모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5 3rd Szekler's Graphic Art Biennial, Gallery of Transylvanial Center of Fine Arts, Sfantu Gheorghe, Romania







인터뷰 │신주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
편집·촬영 │이해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

댓글 0

이전글다음글보기
이전글보기 이전글 〈김철환〉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이후글보기 다음글 〈방성욱〉 작가인터뷰│2021 고양아티스트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