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야기

정성아, 새벽의 춤추는 목련나무, 75x106cm, charcoal, ink on paper, 2018

 

1.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은 작품 이면의 의미를 찾는 것보단 조형적 재미에 더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째로는 작품이 시각적으로 다양하고 흥미롭게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관람객들에게 자연의 움직임과 변화, 생명력이 느껴지는 풍경들로 다가왔으면 합니다. 관람객 한분 한분의 창을 통해서 자유롭게 상상하시며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 재료, 소재 등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주로 종이 위에 잉크나 목탄 등의 재료를 이용해서 드로잉 작업을 합니다.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들은 도심 속 나무나 숲, 식물들입니다. 도심 속에서 매일을 함께하는 식물들은 자연의 힘과 강한 생명력에 대한 경외심, 존재에 대한 위로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길을 걷다 우연히 조경된 식물 사이로 길게 뻗어 나온 가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연한 모습일 수 있지만 마치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듯 힘차게 뻗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람에 흔들리는 목련나무를 마주한 일도 생각납니다.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이 마치 사람들이 모두 잠든 새벽, 바람에 몸을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는 무용수같이 느껴졌습니다. 다소 엉뚱한 상상과 이야기들이지만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멀리서는 하나의 군상으로 보이지만, 개개인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생명들이 치열하게 자신의 이름과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있으니까요. 



3. 작품세계를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주로 자연 속을 산책하면서 휴식하고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숲의 여러 나무 가지나 잎이 중첩되어 있는 장면을 보고 시각적인 흥미를 느끼고요. 또 도심 속에서 보이는 기형목의 형태, 나무의 단면, 외곽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난 풍경도 좋아합니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숲의 풍경들은 공허함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생명력이 넘치고, 정지된 화면 같지만 그 안에 무수히 많은 변화들이 느껴지는 대상입니다. 이런 상반되는 개념과 감각이 공존하는 장소와 풍경들이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4.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그 작가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다양한 작가분들을 좋아하는데요. 특별히 생각나는 작가나 작업보단, 한 개인으로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5. 고양시에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나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많은 고양시민이 사랑하는 장소인 호수공원과 정발산입니다. 이곳에 살면서 가장 좋아하고 많이 찾게 되는 장소입니다. 정발산은 실제로 작품을 그릴 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장소기도 합니다. 



6. 만약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만약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다른 분야에서 창작하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다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영화, 연출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혼자 만들어 내는 회화 작업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 내는 작업이 어떤 부분에선 더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런 결과물을 함께한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뜻깊게 느껴질 것 같아요.  



7. 10년 후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혹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10년 후 에도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다면, 다음 작업이 기대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하반기는 개인전 준비와 함께 창작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8. 2020고양아티스트 365 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첫 개인전을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양시, 아람누리 미술관에서 하게 되어 뜻깊고 영광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