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야기

 

〈홍현주〉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Q1.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작품을 만들면서 느끼는 행복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어 작품을 보며 느끼는 관람객의 행복감이 다시 에너지로 돌아와 힘이 됩니다. 관계 속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면서 인간 내면의 미묘한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다양하게 표출합니다. 작품에서는 마음 변화의 과정을 표현하는 매개로 한지를 사용했으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다양하게 표현기법으로 나타내었습니다. 삶의 여정에 깊은 사색을 작품에 담으며 인간의 근본적인 삶의 언어들을 펼쳐 이미지로 나타내었습니다.


Q2. 한지를 다양한 형태로 만들고 염색하는 방법을 사용하시는데 이런 재료와 기법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25년 전 한지를 처음 접하고 한지의 자연스럽고 우아한 색상에 매료되었습니다. 한지에 커피로 염색하여 말린 뒤 주름을 만들어 둥글게 말고 구부리고 펴서 연결하는 윙클 기법을 처음으로 익히고 작품에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한지의 표현 기법과 물성 연구에 집중하였습니다. 줌치 기법을 통하여 한지의 견고하고 유연하며 질긴 특성을 활용하여 한지의 섬유질을 물로만 결합시키고 비벼주며 쳐주는 수없이 많은 과정을 통해 창작 한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풀어낸 작품 세계를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한지’라는 재료가 갖고 있는 특성을 파괴시키지 않으면서 물성이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설정하고 이를 작품으로 녹아내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3. 한눈에 보기에도 작업에 굉장히 공이 많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런 작업과정에서 작가님이 느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한지는 여러모로 우리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 인생살이와 마찬가지로 한지가 어울려 함께 있을 때 작품의 의미와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십 번의 과정을 반복하며 겹겹이 쌓여 완성되는 밀도감과 공력이 인생의 역경을 이겨나가는 축적의 힘을 보여줍니다.





Q4.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 또는 전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산호의 꿈’ 작품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이미지 스케치부터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혼자서 고심하여 2번의 수정 작업을 거친 후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긴 작품 완성 기간을 통해 꿈을 놓지 않고 인생의 재창조로 나아가는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5. ‘담다’ 시리즈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을까요?
설레고 기다리고 후회하며 깨어있는 시간에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비우고 한지로 표현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만나고 내면의 소리에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였습니다. 정서에 맞게 채우고 싶었던 것들을 기억해내고 주름진 그릇에 긍정의 기운을 가득 담아 내 삶에 울림을 주고 싶습니다. 고유의 재질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 그것을 밖으로 과시하지 않는 것이 본바탕이라면 겉모습의 치장에 목마른 현대인을 생각하고 비움으로 느껴지는 내적 욕구를 대조적으로 담아냈습니다.


Q6.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고된 일상 속에서 따뜻한 질감을 가진 한지 작품들을 만나 잠시라도 위로 받고 느긋한 여유를 가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감당한 만한 무게를 지고 시간에 쫓겨 살아갑니다. 한지가 주는 포근함을 통해 지친 관계 속에서 나를 위한 시간과 사색하는 편안한 공간을 선사해드리고 싶습니다.





Q7. 지금까지 해온 작업과 최근의 경향, 또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지’라는 화두를 붙들고 줄곧 내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다양한 한지 조형작업부터 문화 상품개발에 이르기까지 한지의 전통미를 살리며 현대적 감각을 녹아내서 작업해왔습니다. 최근 작품에서는 ‘세월’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흔들리며 버티고 살아가는 나무의 지혜를 담아내고자 줌치한 한지에 결을 살려 주름을 잡아 붙이면서 작업합니다. 그리고 적응과 생존의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인내하는 삶을 견고한 나이테로 형상화 하였습니다.


Q8.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올해 12월에 동경에서 개최하는 국제전에 참가할 것이고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이 나아지게 되면 해외 아트페어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여 비엔날레 한국관에 초대되어 전시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Q9. 2021 고양아티스트 365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고양 문화 재단에서 우수 작가로 선정되어 개인전을 하게 되어 많은 분들과 작품으로 교감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작가가 작품한 것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시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를 동력 삼아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 이어 나가겠습니다.


Q10.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제 작품에는 인간의 사계와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하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관람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

---

인터뷰 │신주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
편집·촬영 │이해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