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Mozart)의 <돈 조반니, Don Giovanni>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초적 자아의 무한 질주를 그린 모차르트(Mozart)의 <돈 조반니 Don Giovanni>는 오페라의 금자탑이다. 이 오페라의 주인공 돈 조반니는 다른 등장인물과 관객과 세인들의 잠재 본능을 자극하고, 본능의 자유를 동경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오페라 부파(Opera Buffa)로 분류되지만 진지한 내용과 심각한 결말을 담고 있기에, 모차르트는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 희극Buffa과 비극Seria을 다 갖춘 오페라)라고 부연 설명하였다.
“Viva la libertà(자유를 위하여 축배)!”를 외치는 돈 조반니는 “여자란 나에게 날마다 먹는 빵보다 더 소중하고, 숨 쉬는 공기보다 더 소중하다. …… 나는 용기를 아는 자, 결코 두려움을 모른다. …… 나에게 참회나 후회라는 건 없다.” 라고 고백한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돈 조반니의 본능 욕구는 결코 충족되지는 않지만, 그 자유의지로 구원의 손길마저 단호하게 거부한다.
이 작품에서 모차르트는 감상자들에게 구원의 열쇠를 선물하기는커녕 그들의 의식 흐름을 모든 등장인물들처럼 돈 조반니의 뒤꽁무니를 쫓게 만든다. 주종관계인 돈 조반니와 레포렐로의 유비(類比), 귀족 오타비오와 농부 마제토의 대비(對比), 귀족 안나와 부르주아 엘비라와 농부 체를리나의 유별(有別)은 이 오페라가 빚어내는 파노라마의 진수이다. 결국 욕망의 자화상은 군상(群像)으로 나타나고, 본능의 화신(化身)은 돈 조반니란 인물로 굳건히 자리한다.
추천 CD로는 요제프 크리프스(Josef Krips) 판(1955, DECCA, ADD Stereo/￦25,700/사진1)을 꼽고 싶다.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 속에 모차르트 고유의 영롱한 선율을 들을 수 있고, 명 베이스 체사레 시에피(Cesare Siepi, 돈 조반니)와 명 바소 부포 페르난도 코레나(Fernando Corena, 레포렐로)의 탁월한 성격 표현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비극에 대한 서술방식은 그 비장미에 함몰되지 않는다. 비극의 날에도 자연은 그대로 눈부시게 아름답다. 슬픔이 사무치는 날에도 꽃, 숲, 개울, 바람, 별, 새, 아기…… 들은 함께 슬퍼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희열에 넘쳐 빛남을 모차르트는 분명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레퀴엠(Requiem)조차 빛나는 선율을 담고 있다.
그런데 동일 음반이 수록된 Box Set(Documents, 10 For 1, 코지 판 투테+피가로의 결혼+돈 조반니+마술피리/￦21,800/사진2)가 있는데, 이는 ADD Mono이다. 솔직히 필자는 둘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감상에 아무 문제가 없고, Mono만의 아득한 깊이까지 있기에 그렇다. 게다가 이 Box판에는 <피가로의 결혼> 중 명반인 클라이버 판(1955년)이 함께 있는 것도 행운이다.
추천 DVD로는 메트로폴리탄 판(2000, DG, 한글자막-Universal/￦32,600/사진3)을 꼽고 싶다.
프랑코 제피렐리(연출, 미술)와 제임스 러바인(지휘)의 합작은 완성도를 한껏 높인다.
체를리나 역의 홍혜경을 만나는 것도 큰 기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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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신중완(성모한의원장,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