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리뷰

누구보다도 빨리 회사문을 나서서 연주회장으로 향하는 나에게 두가지 궁금증이 계속되었다.<br/><br/>무엇보다도 세종 솔로이스츠 앙상블의 자자한 명성. <br/>혹시 우리나라 태생의 연주단이어서 과대포장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소문처럼 멋진 연주를 들려줄 것인지.<br/><br/>또 하나는 처음 방문하는 아람누리에 대한 기대감이었다.<br/>화려한 08년도 연주 프로그램에 걸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보여줄 것인지...<br/><br/>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가지 모두에 대만족이다.<br/><br/>약간은 삭막해 보이기도 하는 외관이지만 내부는 심플하면서도 편한 느낌을 주었다.<br/>2층에서 들은 소리도 음량의 소실 없이 잘 전달되는 듯 싶고, 적당히 반향되어 들리는 소리는 홀의 공간감도 충분히 살려주고 있었다.<br/><br/>연주장 로비가 약간은 좁지 않나 싶은 아쉬움이 있었고, 연주 끝나고 사인회 이전에 귀가를 하여 확인은 못했지만 많이 혼잡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었다.<br/><br/>날이 따뜻해져 앞마당에 파라솔도 설치하고 조명과 산책로를 꾸미면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연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 같다.<br/><br/><br/><br/>다음은 본론인 연주...<br/><br/>세종 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따로 또 같이..<br/>모두가 솔로가 되어 따로따로의 개성을 보여주는가 싶으면 어느새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또는 두셋의 파트로 변해 변화무쌍하고 조화로운 연주를 들려주었다.<br/><br/>화려한 사라사테에서는 중간중간 솔로 두 명의 소리가 묻히지 않나 싶었는데, 부르흐에서 첼로가 들려주는 전율은 급격히 음악에 빠져들게 하였다.<br/>비장한 야나체크에 이어 많은 사람에게 낮익은 오펜바하와 쇼스타코비치.<br/>프로그램의 선곡도 신년연주회에 걸맞게 흥겹고 부담없는 곡들로 심각함을 완화시키지 않았나 싶다.<br/><br/>후반부의 모짜르트는 더더욱 연주자들의 하모니가 돋보였다. <br/>바이올린과 비올라 솔로들을 멋드러지게 지원해주는 합주단원들.<br/>어느새 단원들과 함께 몸짓으로 선율로 대화하며 또 하나의 합주단원이 되어버린 바이올린과 비올라 솔로.<br/><br/>1,2악장에서 솔로들이 들려준 카덴짜 부분의 현기증 나는 화려함.<br/><br/>연주단원들이 뿜어내는 깊고 풍부한 음량과 따스한 현악의 음질에 두손이 새빨개지도록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br/><br/>지휘자 없음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를 들려준다는 것은 연주스킬 이외에도 합주단원들이 가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대화의 노력이 얼마나 많았을까를 짐작하게 해준다.<br/><br/>부디 지금의 앙상블로 자주 아람누리를 찾아주기 바랄뿐이다.<br/><br/><br/>p.s. 연주회 중간에 몰입에 지장을 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br/>악장 중간의 박수야 그럴수 있다 치지만...<br/>연주중에 온몸을 움직이며 외투를 벗는 사람.<br/>역시 연주중에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학생.<br/>아직은 참을성이 부족하여 몸을 비틀고 한숨을 쉬는 아이. <br/>그런 아이와 소근소근 담소를 나누고 과도한 몸짓을 하는 어머님.<br/>팜플렛으로 추정되는 종이를 부스럭거리는 사람.<br/><br/>관객부터가 남을 배려하고 변해야 하겠지만 아람누리 담당자 분들도 좀 더 쾌적한 감상환경이 될 수 있도록 관람예절을 적극적으로 전파시키는데 고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br/><br/>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