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리뷰

인생은 계속 된다<br/><br/>인생의 대부분을 발레에 쏟았던 김주원님이 은퇴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나서 이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초년생이라 은퇴는 저에겐 오지 않을 순간 같습니다. 근데 평생의 동력이었던 것을 놓는 순간이 가까워진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궁금했습니다. 여전히 유연하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김주원 발레리나의 이 공연을 보고 나선, 인생이 점이 아니라 계속되는 시간의 모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커튼콜이 끝나고 오히려 다시 한번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그램의 구성도 그런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게 아니었을까요? 인생에서 하나만을 바라보고 최선을 다했던 사람의 마무리는 어떻게 향해 가는 건지 배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연의 마지막이 저에겐 제일 울컥하고, 소름 돋는 장면이었습니다. 현역, 은퇴 구분 없이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지 대신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기보단 내가 지금 움직이고 있는 이 순간에 열정을 다해 사는 모습이 있어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삶에 치여 마음이 무미건조해질 때마다 공연이 끝나고 받아온 빠알간 탱고 발레 포스터를 봐야겠습니다. 그때마다 제 마음은 아람누리 공연장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열정으로 물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