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판소리는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최근엔 수궁가의 "범 내려온다"를 유튜브에서 접해보고, 실제 공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대한의 호기심을 갖고 보기 위해 사전정보를 찾아보는 걸 자제하고, 흥보가를 바탕으로 한 내용인 것만 알고 보러 갔는데요. 예상보다 훨씬 흥미롭고, 시사하는 바가 있어 참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평소 좋은 작품이란 새로운 구성과 변주를 통해 다양한 감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 또한 그렇더군요. 우리가 알고 있던 흥보의 선한 면 뒤에는 가족들, 특히 스무 명이 넘는 자식들을 챙기느라 고생한 흥보마누라의 희생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겠지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관통하는 시선의 작품을 만든 극단과 열연한 배우분들, 그리고 관객들의 호응이 아주 잘 어울러졌던 한마당이었습니다. K-POP만이 아닌 K-PANSORI도 흥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고양문화재단을 통해 서울까지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접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또한 안내자 분들도 건물 안쪽이 더 시원하다며 들어와서 일행을 기다리라며 친절하게 권유해 주시고, 주차요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시는 등 관객에 대한 배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에도 또 감상하고 싶은 [흥보마누라 이혼소송 사건], 아니 [강옥진씨 이혼소송 사건]이었습니다. 멋진 작품 감사합니다.
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