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전시이야기

 

 

 

가장 큰 갤러리, 거리로 나선 예술

 

 

 

박유진(고양문화재단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1983년 생으로 알려진 이 작가는 출생년도 외에 다른 신원은 확인된것이 없는 프랑스의 사진작가이다. JR 이라는 이름 또한 그가 사용하는 예명일 뿐 본명은 알려진 바 없다.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JR은 본인의 주 작업인 흑백 인물사진을 거리의 곳곳에 부착해 그래피티 벽화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 예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는 주로 거리를 자신의 주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거리를 ' 세계에서 가장 큰 아트 갤러리' 라고 부르고 있다.  그의 첫 작품은 파리의 거리에서 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전세계 사람들과 전세계의 거리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시그니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흑백 인물 사진을 활용한  다양한 거리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진행한 아트 프로젝트 중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으며, 가장 광범위하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Inside Out Project'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사진을 대형 흑백 사진으로 인쇄하여, 거리나 건물 외부에 부착하는 스트리트 아트 작품이다. 

 겉보기에는 작가의 다른 프로젝트들과 그 작품의 형태는 다르지 않으나, 'Inside Out Project'는 작가뿐만이 아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작가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로 129개국 이상 26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려고 하는 참가자들은 직접 자신들이 자신의 사진을 찍어 JR이 시작한 과정과 똑같이 포스터를 인쇄할 수 있으며, 이 포스터를 거리와 같은 공간에 드러냄으로써 그 의의를 많은 사람에게 공개한다.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가한 그룹마다 의의를 발표하고 전세계 사람들과 그 의의와 작품을 공유하는 것 까지가 'Inside Out Project' 의 완성이다. 그야말로 범세계적인 아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그룹은 모두 각 그룹의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꿔 놓으려는 노력' 이라는 JR의 모티브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활동 중 몇 가지를 살펴 보자면 

 

 

 

 

2016년 여름, 아이슬란드에서는 "Respect Elderly" 라는 제목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의 모습을 찍어 거리에 붙이고, ‘노인 존중’에 관함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의 얼굴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시간을 살아왔고, 감정의 다양함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과 함께해야하고, 그들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존중해야한다.”

 라고 말하며, 인생에 있어서 행복을 찾아나서는 것에 대해 서술하고, 사소한 행복을 찾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2016년엔 인도에서도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공기오염이 심각해 매년 30,000명이 죽어가는 인도의 델리에서는 이 작품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쇼핑몰 앞 분수대에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을 찍고 친구를 기다리는 만남의 장소에서 이 사진들을 보며, 사진을 대화의 주제로 삼을 수 있도록 했고, 이는 즉각 미디어로 노출됐다. 

 

 

 

JR 의 작품은 예술과 행동을 결합하고 있다. 또한 그를 통한 헌신, 자유, 정체성과 같은 '한계'라는 것을 다루고 있다. 

 

 

 JR의 또다른 프로젝트인 'Face2Face'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다루고 있다. 2006년 분쟁이 시작된 이후로 두 국가에 대해 언론이 취하는 태도에 환멸을 느낀 작가가 직접 두 나라를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가진 모습 그대로를 사진에 담아냈다. 

 

 

 

 

 

요리사, 변호사, 택시기사 등 직업군 별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인물사진을 찍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곳곳에 같은 직업을 가진 두 나라 국민포스터를 나란히 붙였다.

 

 

 

 

 언뜻 보기에는 어떤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인지 팔레스타인 사람인지 알아볼 수 없었으며, 아무도 이 포스터를 훼손하지 않아, 부착된 후 4년동안이나 제자리에 붙어있었다고 한다. 

 

 JR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국가 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고, 변화의 가능성 또한 제시했다. 

 

 

 

 

2004년 파리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절대 박물관에 오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라고 말했다. 또한 10년이 넘도록 그는 거리에서 거리의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며, 거리를 미술관으로 바꾸는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미술관에 가야 미술을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라는 생각은 점점 깨어지고 있는 추세다. JR은 그 누구보다 격동적으로 이 생각을 깨어내고자 거리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