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야기

 

〈김승호〉작가인터뷰 │ 2021 고양아티스트 365

 


Q1.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람에 관심이 많습니다. 너무 아파하고, 너무 힘들어 하고, 남을 괴롭히고도 떳떳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괴롭고, 행복하고, 병도 들고, 암도 찾아오고 거시적으로는 종교의 움직임, 철학, 사상, 문화 이것의 중심에 마음이 있습니다. 이것의 근본에 관심을 갖고자합니다. 이것이 바로 심상(마음에 그리는 상)입니다.


Q2. 작가님의 명제인 심상(心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물결을 그린 그림은 심상과 어떤 연관이 있나요?
옛말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부정적인 말이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쉴 틈 없이 계속 변하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 것입니다. 쉽게 물은 마음의 상태를 이미지화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는 가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바다를 찾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답답할 때 찾는 것도 물입니다. 그래서 물을 심상의 변화를 형상화하기에 좋은 소재라 생각되어 선택하였습니다.

 


Q3.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결합하여 작업하시는데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게 된 이유 또는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실 처음에는 유화 그림으로 바다의 파도와 물결을 그림으로 5년 정도 그렸습니다. 그때는 수양하는 마음으로 물감으로 물의 깊이를 표현하여 마음상태를 표현하고자 했지만 결국 보는 관람자는 '파도를 그렸구나'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파도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이야기하고 이미지화한 것임을 알리기 위해 고민하던 중 사람의 이미지인 옷을 선택하여 2014년 작품발표때 물 이미지 캔버스 유화 그림 아래에 옷을 쌓아올렸습니다. 그때 동료작가가 환호하며 “선생님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형상이 나왔네요. 이해가 되네요.” 라고 했습니다. 그 후 많은 이들로부터 작품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되었고 제가 원하던 관람자와의 소통이 시작되었습니다.


Q4. 옷으로 가득 채운 벽면 앞에 놓인 성모상을 연상케 하는 인물과 옷걸이에 걸린 교복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또 다양한 옷들은 어떻게 수집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먼저 성모상 이미지는 물을 의미합니다. 생명의 근원이죠.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는데 1번이 ‘별에 물이 존재하는가?’입니다. 그만큼 물은 생명의 모체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모체에서 출발하였지만 각기 다른 심성(과거의 경험으로 만들어진)을 가지고 있으며 또 각기 다른 욕구에 의해 심상을 그리곤 합니다. 관람자가 자신의 마음과 다른 이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생긴다면 우리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에 저의 예술을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교복은 학생을 의미하며 생명의 귀중함을 의미하고 옆의 물 이미지는 각기 다른 심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공감이라는 정도는 다르지만 인간의 어두운 면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지향해봅니다.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이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자기 자신의 욕심 때문에 공감하는 것을 등한시한다면 이 사회는 다시 나에게 돌려주지 않을까요? 나의 후손에게라도… 옷의 수집은 정말 어려워요. 입던 옷, 버리는 옷, 아는 지인, 친척 등 모집하기도 하고 또 가정 수거 광고 등으로 사오기도 해요. 보관 후 재활용도 하고, 보관이 정말 힘드네요.

 


Q5. 우리가 처한 현실은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을까요?
이 작품들은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거기서 느껴지는 본인의 심상을 관찰하며 마음의 깊이가 성숙되길 바라며 자신의 경험만큼 보이고 느껴지는 정도가 다를 것이므로 참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 자신을 알아 다른 이의 마음까지 공감하며 이타적인 마음에 이르기까지 현실에 투영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Q6. 작품을 보는 관람자들은 마음속에 어떤 심상을 그리게 될까요?
각기 다른 경험에 의해서 마음의 상을 그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간은 많은 복잡한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뇌에서는 그 정보를 간략하게 이해하려합니다.(게슈탈트이론) 그런 이유로 자기가 살아온 경험대로 과거를 끌어들여 연결하고 그것을 이해하려 할 것입니다. 아니면 최근 읽은 책에서, 최근 본 영화에서, 기사에서 등 관심을 가졌던 것들로 공감하려 할 것입니다. 그것이 작가와 관람자간의 소통이라 생각됩니다.

 


Q7. 지금까지 해온 작업과 최근의 경향, 또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점에 집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람에 애정을 많이 갖다보니 힘든 일도 많이 겪고 그런 일로 인해 인생의 깨달음까지는 아니겠지만 작품에 변화도 많이 있었습니다. 인간 본능의 욕구로 인해 가려지는 인성(양심), 창피, 일명 쪽팔림, 파렴치를 모르는 행위들로 인해 사회 전체가 전염되어가는 모습에 많이 힘듭니다. 이러한 저의 경험으로 인해 작업도 더 분명해지고 명분도 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심상의 공감, 깨달음을 함께 하고 있음에 포근함을 생각해 봅니다.


Q8. 앞으로의 작업 및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앞으로도 여전히 힘들지만 이런 전시를 이어갈 것 같고요. 다음에도 기회를 주시면 함께 했으면 합니다.

 


Q9. 2021 고양아티스트 365에 참여하게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 전시참여 정말 기쁘고요. 전시준비로 수고하신 관계자 분들 정말 수고 많이 하셨고요. 감사드립니다.


Q10. 그 외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보시고 많이 공감하는 마음을 키워 주세요. 다음번엔 또 더 새롭고 힘 있는 이미지로 생각을 열어줄 이미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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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주희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
편집·촬영 │김수연 (고양문화재단 교육전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