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부터 매주 두 차례씩 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들고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그 첫 작품으로 역사를 통틀어 회화에서는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부터 읽어보고자 합니다.
누리의 미술이야기 No.1. 거장의 손길이 빚은 아름다운 체칠리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족제비를 안고 있는 여인(The Lady with the Ermine)>(1483∼1490년경)
폴란드 크라쿠프의 차르토리스키미술관(Czartoryski Museum) 소장
예술이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장을 뽑으라면 단연코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를 떠올린다. 그 중에서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라는 작품으로 오랜 세월 예술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받아왔다.
사실 미술이 예술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르네상스시기에 이르러서였다. 오랫동안 미술은 장인의 기술에 속했으며 존경받지 못하는 직종이었다. 그러나 문화예술의 암흑기라고 불렀던 중세를 거쳐 인본주의 사상에 토대를 두고 고대그리스로마 미술의 맥을 이은 르네상스의 탄생은, 앞서 언급한 세 명의 미술가들이 인간성의 최고경지를 드러내며 자연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도록 도왔다.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몇 안 되는 여인초상화다. 그림 속의 주인공은 스포르차 군주의 애첩이자 시인이었던 체칠리아 갈레라니(Cecillia Gallerani)이다. 인물을 부각시키는 어두운 배경 속에서 체칠리아는 개성적이고도 아름다운 용모를 드러내고 있다. 팔에는 순결을 상징하는 다소 거친 얼굴의 족제비를 안고 있어 그녀의 존재를 신선하게 강조해 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델의 겉으로 드러난 표정 뒤에 숨어있는 내면의 세계와 아름다움을 담아내려했다. 눈가와 입가의 여운은 작품을 바라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달라 보인다. 그림 속의 주인공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비밀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우리는 시간의 강을 건너 초상화 속 주인공들의 매력에 속절없이 빠져들게 되는 모양이다.
(고양문화재단 미술관 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