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리뷰

고양필하모닉 제 26회 정기연주회를 보고 (문화저널 21)<안현성 지휘 바이올린 조가현 협연>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협회장, 민간오케스트라는 증시를 닮는다.  경기 상황에 민감하다.   경기가 좀 좋아지면 연주력이 나아 보이고 어려워지면 연주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스폰서 하는 쪽의 입장을 따라가다보면 오케스트라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반복되면 우수한 단원이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민간 오케스트라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부 기업들은 오케스트라 하면 다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가격하락을  선호하는 경향마저 있지만 오케스트라가 음악적 진정성을 고민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은 신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 26회 정기연주회에서 보여준 음악적 진정성은 값져 보였다. (3월 26일 아람누리아람음악당)  지휘자 안현성이 개인 후원자들의 힘을 빌어 1999년 창단 이래 26회의 연주를 끌어 온 것은 그 음악적 의지의 단단함이다.     실제 이날 콘서트에서 들려준 음악들은 사운드 감도 유연하고 밝은 톤칼라여서  오케스트라 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문화재단도 있고 늘 성남과 비교되는 도시 상황에 견주어 볼 때  자랑할만 한 오케스트라의 유지는 과제가 아닐가.    고양이 문화도시를 표방한다면 자존심과 직결되는 문제이여서 그렇다.     안 지휘자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대중 소통을 하면서 관객을 편안하게 한 시도는 좋았다. 단지 해설은 애정이 듬뿍했지만 약간은 줄였으면 했다.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은 관현악의 충만함을 보여주었고 ''''봄의 시''''라는 희망의 주제에도 잘 어울렸다.     이어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에 나선 조가현은 처음 듣는 연주자였지만 매우 차분하면서도 정연하게 음악을 풀어나갔다.      화려하거나 익사이팅하지는 않지만 청중을 파고 드는 설득력있는 연주자로 앞날이 촉망되는 뉴스타 연주가였다.     프로필을 보니 2009년 워싱턴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하였고, 만 4세에 코리안심포니와 협연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후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전액 장학생. 뿐만 아니었다. 동아콩쿠르 등 국내 유수 콩쿠르와 2006 레오폴드 모차르트 등 국제 콩쿨 경력도 화려하다.     이 연주가가 고양 출신이고 이런 연고성을 안현성 지휘자가 놓치지 않고 발탁한 것도 고양에 뿌리를 둔 오케스트라가 제 고장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느끼게 했다.     투어 오케스트라가 아닌 지역 기반 오케스트라를 키워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슈만의 ''''교향곡 제 1번 봄''''. 낭만성이 짙은 이 곡을 통해 고양필의 사운드나 음악적 균형, 조화감은 수도권의 어느 오케스트라에서 보다 더 있어 보였다.     이제 청중들이 막 음악에 눈을 뜨고 있는 도시, 매력적인 도시로 가꿔가는데 정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작품과 진솔한 음악 향유가 필요함을 다시금 일깨운 멋진 콘서트였다.     고양에 가면 ''''고양필''''이 있음은 꽃박람회와 함께  우리 민간 오케스트라 운동의 새 희망으로 비쳐짐을 확인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