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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을 아주 재미있게 본지라 이번 공연도 기대가 컸다.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은 모르는 곡이라 미리 들어봤는데 내가 들어본 건 2악장이었고 어제는 전곡 연주였다. 2악장이 왈츠풍이라 딱 내 취향이긴 했지만 행진곡 풍 다른 악장도 재미있었다. 길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1부였다.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은 그럭저럭 들어줄만한데 3번은 하이라이트 몇 군데 빼고는 여러 번 들어도 좀 어렵고 지루했었다. 우리 임윤찬의 연주를 듣기 전에는. 문제는, 임윤찬은 '표준'이 아니라는 거. 아주 대단히 천재이면서도 노력하는 사람이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듣다보니 라피협 3번이 어려운 곡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도입부터 뭔가 '응?' 하게 되는 피아노 연주는 뭔가 오케스트라와 싸운 듯이 점점 연주 속도가 안 맞더니 2악장이었는지(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난다) 에서는 뭔가 피아노 연주가 틀렸(다고 여겨지)고, 이제 들어가야지 생각하고 있던 바순 연주자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휘자도 당황! 2부에서 그 큰 키를 줄였다 늘였다 하며 신나게 지휘하는 분이었는데 1부에서는 ;;;;;
그래도 3악장의 마무리는 잘 해냈고, 지휘자는 당황스러움을 노련함으로 덮고 아직 20대 중반인 앳된 피아니스트를 다독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손열음의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를 보니 연주하며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는 거고, 때로는 나 때문에 때로는 오케스트라하고 안 맞아서 연주가 망했다고 슬퍼하는 날도 있는 것 같더라. 그날이 하필 내가 피아니스트 박재홍 의 연주를 처음 들은 날이어서 나에겐 좀 문제지만.
그래도 앞으로 많은 날들이 있으니 더 많이 연습하고, 힘내고, 굳이 암보하지 않아도 되니 더 좋은 모습 보여주세요.
Á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