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효자동 - 효자 박태성과 인왕산 호랑이의 40년 우정 이야기
옛 조선조 한양 인근에 유명한 효자 "박태성"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소년 시절 아버지 박세걸이 병으로 돌아가시자 장례를 치른 후 3년간 시묘(侍墓)를 했고 이후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고양 땅 북한산 기슭에 있는 아버지의 묘를 찾아 아침 문안을 드렸습니다.
아버지 묘를 찾아가려면 무악재 박석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이곳은 무시무시한 인왕산 호랑이가 사는 곳이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그날도 어김없이 아버지 묘를 찾아 박석고개를 넘는데 인왕산 쪽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불쑥 나타나 길을 막았습니다. 그런데 호랑이는 으르렁 거리기는 커녕 태성을 향해 자기 등에 올라타라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태성이 올라타자 호랑이는 달리기 시작해 아버지의 묘 앞에 섰습니다.
그 후로 매일 무악재 고개에는 호랑이가 박태성을 기다리고 있다가 아버지 묘까지 데려다 주고 데려오기를 40여 년간 계속하였습니다. 박태성의 효성에 호랑이도 감동을 한 것입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박태성도 나이를 먹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태성의 상여가 지나가는 길에 늙은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큰 소리로 며칠 동안 울더니 박태성의 묘 앞에 넘어져 숨을 거두었습니다. 사람들은 박태성과 호랑이의 기막힌 우정에 탄복해 무덤 옆에 호랑이를 묻어주었고 박태성의 제사를 지내러 올 때면 호랑이 무덤에도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덕양구 효자동의 유래가 되었으며 지금도 고양시 동쪽 북한산 아래 제청말 마을에는 조선조 후기의 효자인 박태성과 아버지 박세걸, 그리고 박 효자를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지킨 인왕산 호랑이의 묘가 함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