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두 시간여에 걸친 전시 관람은 결코 지루하지도, 피곤하지도 않았답니다.
인상파의 강렬한 색채도, 야수파의 강인한 표현도, 자연주의의 사실적인 묘사도 없었지만
또한 역설적이게도 샹페의 그림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섬세한 감성만큼이나 여린 색채를 전면에 다루어 공간의 여유로움과 깊이를 표현했는가 하면,
대충 흘긴 듯한 무수한 선들은 곧, 자연의 풍경과 사람들의 표정을 여느 그림보다 명확하게 들러내어
등장인물의 내면을 마치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그 속내를 비추고 있어, 사람을 향한 그의 따스한 시선과
날카로운 관찰자로서의 시선을 동시에 느끼게 해, 그만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말해주는 듯 했지요.
처음, 전시장에 들어설 때만해도 눈에 들어오는 몇몇 작품을 선택해 그 이미지가 담긴 책 제목을 메모해 두고,
이담 파주에 있는 ‘열린책들’ 도서관에 가거든 하나하나 찾아 읽어 보리라 맘을 먹었는데,
웬걸요!!~ 그 같은 책 제목 메모 하는게 더 이상 부질없는 일이라 여기게 되었답니다.
이유인즉, 어느 것 하나 예사로 흘려버릴 것이 없음을 이내 깨달은게지요... ㅎㅎ;;
그림 속 무리지어 자리한 수많은 군중들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사사로운 감점들을 재현하고
때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여, 홀로 고독한 외로움에 지친 현대인들의
처진 어깨를 기꺼이 쓸어안아,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장 쟈크 샹페’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속 깊은 이성 친구’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했던 전시였습니다.
혹, 전시관람... 전이신가요??
그럼 샹페의 넓고 따스한 가슴에 안겨 감동할 준비 하시고,
지금바로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으로 출발하세요,, '홀로' 또는 '사랑하는이와 함께'!!!
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