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지난 금요일 저녁, 아이와 함께 다이나믹K심포니 시리즈 3_오케스트라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스토리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 op.30을 시작으로하여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으로 마무리 되었죠.
피아니스트 박재홍님은 사실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국내 피아니스트 중, 가장 긴~다리를 가진 분!! 뿜어내는 에너지의 팔할은 긴 다리가 지탱해주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할만큼 대단한 에너지를 뿜어 주셨어요. 옆에서 듣던 아이도 몇번이나 눈이 커졌는지 모른다며 말하더군요 :) 열정적으로 음계 하나하나 표현하는 그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은 좀 어렵다는 편견이 컸기에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저 또한 어느 정도를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컸지만 기우였어요. 피아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하며 긴박한 이야기의 흐름에 푹 빠졌습니다.
이어진 베를리오즈 교향곡은 하나의 추리소설을 귀로 듣는 기분이었어요. 제가 아는 모든 추리소설의 장면이 잠깐씩 모두 다녀갔답니다 :) 각 악장마다 스토리의 색이 맞는 음계들이 너무 인상 깊었어요. (지금 이 글을 쓰는 토요일 저녁에도 음원을 찾아 들었답니다. 하하!)
아이와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동안, 오케스트라 모든 악기의 여운이 계속 남아 한참 뒤에 잠이 들었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타악기와 비올라가 인상깊었습니다. 열세살 아들과 참 좋은 금요일 저녁을 선물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권*현